13 | 월드와이드메모리, 정직과 신뢰로 일군 ‘도시광산’에서 IT 자원 재활용, 500억원 매출 달성 | 운영자(홍보팀) | 11:09 | 23 |
[고양신문] 국내 IT 리사이클 산업의 선구자 최병진 대표가 이끄는 월드와이드메모리는 20여 년간 중고 컴퓨터 부품 유통에서 시작해 국내 최대 규모의 IT 자산 재활용 전문기업으로 성장했다. ‘도시 광산(Urban Mining)’이라는 독창적인 개념 아래 환경 보호와 사회적 가치 실현을 동시에 추구하며 500억 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하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누구보다 빠르게 사회로 나와 꾸준히 한 길을 걸어온 최병진 월드와이드메모리 대표는 『도시광산에서 컴퓨터를 캡니다』라고 쓴 자신의 책 제목처럼 버려진 컴퓨터 속에서 사람과 산업의 가치를 캐내고 있는 듯했다.
청춘의 도전, 학업 대신 사업의 길
최병진 대표는 학업 대신 사업을 선택한 청년이었다. 집안의 생계를 책임져야 했던 그는 군 면제를 받았고, 그 시간 동안 누구보다 빠르게 ‘현장’을 배웠다. 사업을 이어가며 학점은행제를 통해 학사 학위를 받은 후 항공대에서 ‘중고 거래 플랫폼이 ESG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논문을 써 석사학위를 받았고 지금은 박사 과정도 밟는 중이다.
“당시 집안 사정상 바로 돈을 벌어야 했는데 컴퓨터 부품 유통업에 관심이 많았다”는 그는 1999년 용산 전자상가에서 메모리 유통을 시작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메모리 유통은 당시 IT 산업의 핵심 부품으로 그는 이 분야에서 경험을 쌓으며 점차 사업 영역을 넓혀갔다. 초기에는 용산에 매장을 운영하며 컴퓨터 부품과 메모리 유통에 집중했지만, 점차 중고 컴퓨터 매입과 리뉴얼 사업으로 눈을 돌렸다.
“처음에는 단순히 중고 부품을 유통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도시광산’이라는 개념을 접목해 IT 자산을 재활용하는 사업에 집중했습니다. 버려지는 물건에서 사업의 기회를 본 셈인 거였죠.”
사실 당시에는 재활용이라는 개념도 생소했다. 그러나 그는 빠르게 늘어나는 공공기관, 기업체의 IT 자산 폐기에 주목했다. 물건을 뜯고, 조립하고, 테스트하고 다시 시장에 내놓는 이 과정은 단순 매매가 아닌 디지털 순환경제의 출발점이었다.
IT 자원 재활용의 혁신 ‘도시광산’
월드와이드메모리가 강조하는 ‘도시광산’은 도시 속에 버려진 IT 기기들을 광산으로 여기고 그 안에 숨겨진 희소금속과 부품을 회수해 재활용하는 개념이다. 최 대표는 “전자폐기물은 단순 쓰레기가 아니라 자원으로서의 가치가 크다”며 “이러한 자원을 체계적으로 매입, 분해, 선별, 클리닝, 재조립해 새 생명을 불어넣는 것이 우리의 핵심 사업”이라고 설명했다.
월드와이드메모리는 2000년 설립 이후 꾸준히 성장해 현재 60여 명의 임직원이 근무하며 2020년엔 516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1500평 규모의 물류 창고를 보유하고 있고 경기 분당, 충북 진천, 대구 경산 등 전국에 구축된 지점을 통해 효율적인 매입과 판매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월드와이드메모리의 대표 브랜드 ‘리뉴올PC’는 ‘되살리다(Re), 새것처럼(New), 모든 것을(All)’이라는 슬로건 아래 중고 컴퓨터를 새 제품처럼 재탄생시키는 사업 모델이다. 2019년과 2020년 한국소비자만족지수 1위를 2년 연속 달성하며 중고 컴퓨터 시장에서 높은 신뢰를 얻었다.
‘리뉴올PC’는 삼성, LG, HP 등 대기업 브랜드의 중고 컴퓨터를 엄격한 품질 검수와 클리닝 과정을 거쳐 판매하며, 3년 AS를 제공하는 등 소비자 만족도를 극대화하고 있다. 또한, 이마트에 입점해 체험형 오프라인 매장을 선보이며 소비자 접근성을 높였다.
정직과 신뢰 바탕으로 성장
월드와이드메모리의 또 다른 핵심 브랜드 ‘렌탈이지’는 IT 기기 렌탈 서비스를 제공하며 신품과 재제조 PC를 모두 아우르는 종합 렌탈 플랫폼이다. 맞춤형 사양의 PC, 노트북, 서버부터 사무용 가구, 대기업 전자제품까지 다양한 품목을 렌탈하며 3년 AS와 전국 89개 센터에서 방문 AS 서비스를 제공한다.
특히, ‘렌탈이지’는 도시광산 전문기업으로서 폐자원의 친환경적 처리와 재활용으로 그린 순환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것을 핵심 가치로 삼고 있다. 인천창업통합지원센터와 협약을 맺어 창업기업 지원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최병진 대표는 월드와이드메모리의 핵심 가치를 ‘정직과 신뢰’로 꼽았다. “고객의 신뢰 없이는 사업은 성장할 수 없습니다. 우리는 항상 투기적 투자보다는 안정적인 성장과 고객 만족을 최우선으로 두는 이유입니다.”
직원들과의 긴밀한 관계도 그의 경영 스타일의 핵심이다. “직원들이 가족처럼 오래 근무하며 함께 성장하는 분위기를 조성하려 노력한다”고 밝힌 그는 5년 이상 장기근속하는 직원이 많고, 체육대회와 연탄 봉사 등 다양한 사내외 행사를 통해 조직문화를 강화하고 있다.
월드와이드메모리는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을 실천하는 기업이다. 3년 연속 친환경 ESG 경영 인증을 받았고, ISO 9001, 14001 등 인증도 보유하고 있으며 일자리으뜸기업으로 대통령 표창을 받기도 했다.
사회공헌 활동도 활발하다. ‘월간 PC 나눔’ 사업을 통해 IT 취약계층에 중고 컴퓨터를 기부하고, 청소년그루터기재단과 협력해 온라인 학습 환경 조성을 지원하고 있다. 또한, 해외 개발도상국에 컴퓨터 도서관을 조성하며 글로벌 IT 교육 지원에도 힘쓰고 있다.
최병진 대표는 “국내 IT 자산 재활용 시장은 중고나라, 번개장터, 당근마켓 등의 거래 규모가 느는 것에서 보듯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고 강조했다. 물류센터 확장과 ERP 자동관리시스템 도입으로 매입량을 늘리고, 신품이나 중고 PC, 렌탈 사업을 다각화해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려는 것도 국내 최고의 IT 재활용기업으로 우뚝 서겠다는 목표가 있기 때문이다.
사회 그늘진 곳 빛 밝히고파
최병진 대표는 사업과 학업에 바쁜 와중에도 고양상공회의소 청년기업위원회 활동을 통해 지역 청년들과 연결 고리도 이어가고 있다. 자신이 겪은 시행착오를 후배들과 나누고 창업 초기 단계에 있는 예비창업자들에게는 현실적인 조언도 해준다. 요즘 젊은 친구들이 창업에 더 진지하고 열정적이어서 자신의 경험을 나누면서 함께 성장하면 좋겠단다.
“사업을 하면서 후회되는 순간이 언제였는지 기억이 없을 정도로 너무나 바빴습니다. 항상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해 성장해왔고 앞으로도 더 노력을 이어갈 작정입니다. 그리고 기회가 닿는 대로 버려지는 컴퓨터를 되살리는 일처럼, 사회에서 곳곳에서 주목받지 못하는 사람을 찾아 가능성이라는 빛을 밝혀주는 일도 하고 싶습니다.”
출처 : 고양신문(http://www.mygoyang.com)